최은연 개인전
페이지 정보

본문
전시회 설명
내가 세상에 나와 처음 마주한 나무는 대나무였다.
그리고 대밭은 어린 시절 나와 친구들의 놀이터였다.
초여름이면 대밭에 들어가 죽순을 꺾었고 가을이면
저녁 밥짓는 냄새가 퍼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까지 놀았다.
겨울밤이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쩍 하고 갈라지는
대나무의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나의 유년은 마치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추억을
엮어 만든 대광주리처럼 늘 대나무와 함께였다.
내 고향은 담양… 그래서였을까
서예와 사군자를 배우던 어느 날 처음으로 대나무를
그리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나는 여전히 고향의 대나무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 목마른 그림음을 화폭에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