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개인전 > 현재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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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설명

바람이 스치는 들녘, 고요한 시냇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의 숨결처럼—김정숙 작가의 화폭은 유년 시절의 따스한 기억과 자연의 온기로부터 피어납니다. 작품 속에 담긴 나뭇잎 하나, 꽃 한 송이, 빛 한 줄기에는 삶의 조용한 기도와도 같은 감정의 결이 섬세하게 녹아 있습니다.

경남의 작은 마을에서 보낸 어린 시절, 작가는 들과 나무, 햇살과 바람 속에서 감수성을 길러왔습니다. 그 풍경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고, 한지 위에 분채와 석채로 다시 피어나 맑고 투명한 감성으로 관람자 앞에 펼쳐집니다.

이번 전시에는 청보리가 흔들리던 봄날의 들판, 장독대 뒤로 피어난 모란, 한낮의 해바라기, 이팝나무 아래의 그늘까지—자연의 순간과 작가의 내면 풍경이 조용한 호흡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녀의 색채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며, 단지 자연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감정과 기억을 조용히 일깨웁니다.

김정숙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리는 일”이라 말합니다. 그 기도는 고요한 붓질 속에 스며들어, 그림 앞에 선 우리에게도 잔잔한 평화와 위안을 건넵니다.

일곱 번째 개인전인 이번 채색화전은 작가가 걸어온 삶과 신앙, 그리고 자연에 대한 깊은 사랑이 깃든 감성의 기록입니다. 그림 한 점 한 점이 일기장이 되고, 빛과 색으로 쓰인 기억이 되어, 관람자의 마음에도 잔잔히 스며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