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진 개인展
제5전시장
2011. 11. 09 - 11. 14

한국화가 박종석 평론중 발취

 

김갑진의 작품성은 깊은 사색에서 우러난 자연관과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한 물음 그리고 현대인들의 자기성찰에 대한 자각(自覺)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작품들의 화면은 진공상태와 같은 분위기에 수억 광년을 걸쳐서 날아오는 가느다란 빛처럼 오일로 그려진 선들을 중첩시켜 보는 이를 하여금 시공을 초월한 어느 지점으로 빠져들게 한다.

 

수도 없이 많은 선들 하나하나를 긁어 나가면서 그는 명상에 빠져들고 자신을 수신(修身)하며 참선의 길로 나아가며 면벽(面壁)에 나섰으리라 생각한다. 수백, 수천, 수만, 수백만 번의 선들이 겹치고 겹치며 그만의 고행(苦行)과 자기성찰에 대한 물음과 함께 어떤 근원적인 삶의 철학을 되물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무아경(無我境)에 이르는 과정을 탐독하였으리라 생각한다. 진정한 명상에로의 길을 작품세계의 과정 속에서 호흡하며 함께했을 것이다.

 

존재와 사색, 임류(臨流), 반가사유상, 면벽(面壁), 염원(念願), 무아경(無我境)등 극히 단순화 시킨 화면들이 촛불처럼 자신을 태우며 빛을 발하듯,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 듯, 깨달음의 길목에서 생사의 벽을 허물듯이 명상적 공간으로 인도한다. 그러한 표현방식과 구성은 창작인 으로서 간절하게 사유(思惟)하고 체화(體化)한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깊은 색에서 뿜어져 나오는 심오함과 깊은 울림은 한 차원 높은 경지에 다 달았음을 보여준다. 피상적인 색이 아닌 근원적인 저 우주의 공간이 투영되어 깊이를 알 수 없는 현(玄)의 세계에 가 있음이다.

 

화가 김갑진은 이 시대에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표상을 가진 화가이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에게 황금과 교환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장식성을 요구할 수도 있고, 무지한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세상과의 소통의 끈을 소중히 다루며 진정한 예술가로서 삶을 버티어내는 굳은 절개는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의 내면에 무장된 정신력은 삭막한 환경에서도 끊임없는 날갯짓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세간사 범주의 일에 초연하고 아름다운 길을 가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